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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홍콩 증시에 이어 중국 상하이(上海) A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생명
(中國人壽). 1월 9일은 이 회사 주가에 중국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된 날이다.
중국 재정부 금융처장, 상하이시 부시장, 보감위, 증감위 부주석을 비롯
중국생명 최고위층이 직접 상하이 증권거래소를 방문, 주가 움직임을
현장에서 확인할 정도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상하이 증권거래소
메인 홀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 중국생명 시초가가 37위안으로 기록되자
장내에는 환호성이 터졌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중국생명 시초가는
아무리 높아도 30위안을 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발행가 18.88위안인
중국생명 주가는 이날 38.93위안으로 마감되면서 발행가 대비 106.2%의
수익율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었다. 주식 거래대금은 124억 위안으로
상하이 증권거래소 전체 거래액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독차지 했다.

중국생명의 A주식시장 상장은 중국 금융계의 관심을 집중 시킬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중국 증권거래소에 상장 되는 최초의 보험회사라는 점이다.
그 동안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과 같은 은행권의 상장은 이루어 졌으나
보험회사 상장은 생/손보를 통틀어 처음이기 때문에 그 희소성에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둘째, 공모액 기준 중국 증시 사상 중국공상은행에 이은 두 번째 규모의 상장
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시가 총액에 있어서도 중국공상은행, 중국석유화학
(中國石化)에 이은 3대 대형주라는 점이 부각되었다. 이는 앞으로 중국생명의
주가 변화가 A주식시장 지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주당순이익 대비 발행가가 92.6배로 사상 최대라는 점이다. 현재
A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주당순이익 대비 주가는 20.1배 수준이고,
중국공상은행 역시 상장 시점에 21.7배에 불과했던 점을 상기한다면
중국생명의 발행가가 얼마나 높게 책정 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공모주 청약대금 동결액 사상 최대(8,325억 위안,
한화 약 100조원), 상장 당일 주가상승율 사상 최대(106.2%) 등
중국 증시 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중국생명은 주식 공모 전 기관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배분하는
순서를 거쳤다. 중국 사회보장기금이 0.4억 주를 챙겨갔고,
바오깡그룹(寶剛集團), 중국하이윈그룹(中國海運集團),
중국허공예그룹(中國核工業集團) 등 16개 국유기업이 5.1억 주를
인수했으며, 경쟁업체인 핑안보험(平安保險), 화타이보험(華泰保險),
타이캉보험(泰康保險) 등 8개 보험그룹이 1.373억 주를 배당 받았다.
결국 상장 당일 주가 상승의 최대 수혜자는 이들 기관투자가들이라
말할 수 있다.
국민보험주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중국생명이 이처럼
국유기업끼리‘북치고 장구치는’모습으로 비쳐질 것을 염려한 보감위가
일반인들의 관심을 돌릴 만한 이슈를 찾으라며 중국생명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이에 중국생명은 상장 기념 자선기금을 마련하고
사회적으로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을 위해 100만 위안의 기금을 기증하는
수준에서‘상장차익의 사회환원 성의표시’를 했다.
실재로는 감독기관의 권고에 의한 것이었지만 언론에는 중국생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스스로 이와 같은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상장차익이 수 백억 위안에 달하는 회사가
100만 위안을 자선기금으로 내 놓는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말도 안된다며 아우성 이었겠지만 중국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위와 같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를 찾아 보았으나 결국‘이것이 그 이유다’고 한 마디로
꼭 찝어서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 다만 중국이 아직까지
분배보다는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회라는 점 때문으로만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생명은 상장차익 사회환원 결의와 함께 차익을 종업원과 함께 나눈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지난 11월 13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종업원주권지원방안>
(이하 주권지원방안)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것이다.‘주권지원방안’은
우리나라의‘종업원지주제도’와 흡사하며, 상장 시 회사 발행주식의 10%이내로
종업원들에게 배분한다는 내용이 골자를 이룬다. 주권지원 대상은
1)주주를 포함한 고급관리자,
2)회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자,
3)실적이 탁월하거나 우수인력으로 구분된 보험대리인(보험설계사) 등이다.
대상자 중 주식을 배분받고자 하는 종업원은 반드시 우리사주기금에
가입해야 하며, 이 기금은 개인과 회사가 개인 급여의 10% 한도 내에서
공동으로 각출하여 마련하게 된다. 이에 대해 감독기관인 중국 보감위는
중국생명이 관계 규정에 따라 합리적이고 장기적으로 종업원을 지원하는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증감위 역시 우리사주를 통해 기업이익의
일부를 종업원들과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계약자, 종업원의 불만 가능요인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한 중국생명의 철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중국생명이 A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되자 중국 내 2위 보험
그룹사인 핑안보험(平安保險)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핑안보험은
내부적으로 입단속을 철저히 하면서도 주간사 증권사와 담보은행을 지정,
설날 직후 상장을 목표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핑안보험은 지난 해 11월 주주총회를 통해 11.5억 주를
상하이 A주식시장에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결의하고 이를 대외에
공개한 바 있다. 핑안보험 공모가는 40위안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A주식시장에서 약 460억 위안의 자금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보험주가 중국 국내
주식시장에서 희소성을 갖기 때문에 상장 후 60위안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핑안보험 이외에도 중국재보험공사가 중국금융공사와
중신증권(中信證券)을 주간사 증권사로 선정하고 연내 중국 상하이
A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타이핑양보험(太平洋保險), 중화롄허(中華聯合), 톈안보험(天安保險),
타이캉생명(泰康人壽) 등도 적당한 시기에 A주식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금 중국 보험시장은 글로벌 보험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경쟁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한국 보험회사의 주식시장 상장 현황을 잠깐 살펴보자.
한국 보험회사의 주식 상장은 지난 20년 동안 갑론을박만을 재생산
해내며 아직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필자 역시 1988년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에 입사할 당시 상장에 따른 우리사주
보유 기대를 안고 있었으며 이는 회사를 그만 둘 때까지 10년 동안
해마다‘희망사항’으로만 남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최근 생보사 상장 자문위원회가 “생보사는 주식회사이고 따라서
상장에 따른 차익을 보험계약자들에게 배분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큰 고비를 넘기는가 싶더니 이제는 공익기금 출연 문제로
또 다른 고비를 맞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한국증권
선물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작업과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절차도
남아있다.
보험회사는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투명경영을 실현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꿀 수 있으며, 보험시장은 경쟁이 촉발돼
발전속도가 훨씬 빨라지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 한국과 중국 보험회사 중
어느 쪽이 더 앞서갈 수 있고 그에 따르는 시장의 발전 속도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중국생명 대표이사 양차오(楊超)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중국인수의
미래 전략이 새롭게 바뀔 것이며, 계약자에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A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함으로써 새롭게 자신감을 얻은 중국생명은 이제 글로벌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계의 자본을 쫓아 뉴욕으로, 홍콩으로 달려
나갔던 3년 전에 비해 지금은 해외 자본을 중국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까지 갖추고 원대한 비상(飛翔)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는 매년 글로벌 보험회사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나라 생명보험회사들이 중국 생명보험회사들 뒷줄에 서서
엉거주춤 대는 모습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도 금융서비스
산업에서 글로벌 리딩기업 하나 쯤은 갖고 싶은게 단지 몇몇
사람만의 바람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지금 우리는 30년 이상을 침묵하다 20여년 전에야 겨우 잠에서 깨어난
중국 보험시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길목에서 우리 보험회사
들을 따돌리고 저 만큼 앞서 나가고 있는건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위 내용은 본원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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