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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회상, 붉은단풍나무와 고추잠자리


 

 

"잠자리들은 어디에서 잠을 자는걸까?!"

여러분들은 이 질문에 확실하게 답변할 수 있나요?

후훗... 전 할 수 있답니다.^^ 아주 어린시절 직접 그 해답을 눈으로 보았으니까요.

 

초등학교 4학년쯔음일꺼에요.(그당시 명칭은 국민학교.)

제가 살던 집은 지금처럼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었는데, 집앞에는 아버지께서 손수 가꾸신 넓디넓은

꽃밭이 있었답니다. 말이 꽃밭이지, 그곳엔 족히 5m는 더되는 큰 오동나무한그루와 키다리 사철나무2그루,

대추나무, 감나무, 포도나무, 장미, 코스모스, 난초, 함박꽃, 무화과나무 등등 정말 많은 종류의 나무와 꽃들이

함께 살고 있었죠. (여름엔 정글처럼 보이기도했답니다;;)

 

그중에 제가 가장 좋아라했던 나무가 바로 단풍나무였는데, 재밌게도 조금큰 단풍나무 바로 옆에

작은 단풍나무가 하나 있었지요.

그래서 전 그 두나무를 '엄마단풍, 아기단풍'이라 부르고 다녔구요.^^;ㅋㅋ

 

여름의 무더위가 가라앉고 찬바람이 조금씩 불어올때쯤, 그 누구보다 먼저 가을의 향기를 전해주던 단풍나무.

그 빛깔이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어린 저는 그 앞에 세발자전거를 세워두고 앉아서 몇시간동안

그 단풍나무만을 바라보고, 또바라보곤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날 저녁일꺼에요.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가며 붉은 노을이 우리집 앞마당에 가득 들어차갈때쯔음,

어머니는 부억에서 분주하게 음식을 만들고 계셨고, 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마당에 있었죠.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예쁘다. 예뻐~" 라고 생각하며 단풍을 바라보는데, 붉은 단풍나무 잎사이에

그보다 더욱 붉게 빛나는 무언가가 매달려있는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럿이 말이에요.

자세히 보니 한낮에 그토록 잡고싶어 나다녀도 한마리도 못잡았던 바로 그 고추잠자리였어요.^^;

 

높고도 높은 가을하늘을 그렇게나 날아다녔으니 무척이나 피곤했던게죠.

그렇게 단풍나무 잎새에 붙어 잠을 청하는 고추잠자리를 본 순간, 마음속으로

"앗! 고추잠자리다. 잡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손을 들려하자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음.. 나도 하루종일 친구들이랑 놀고 들어오면 너무 졸리던데... 얘네들도 많이 피곤한거구나... 코~ 잘자렴. 안잡을께!"

결국 그렇게 곤히 자는 잠자리들을 뒤로한채 꼬맹이는 어머니의 밥먹자라는 소리에 후다닥 집안으로 들어갔고,

다음날 잠자리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며 그 꼬맹이를 약올렸답니다...^^

 

 

 

 

 

PENTAX Lx m40mm f2.8 kodak gold200


2009/12/21 10:13 2009/12/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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