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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일기장을 보고 나서...


어제는 토요일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교회 임원회의 때 보고할 재무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보냈습니다. 원래 계획은 일을 빨리 끝내 슈퍼마켓을 시작하는 선배 가게 일을 도와 드릴 계획이었는데, 모든 마무리가 종료되니 하늘은 어두워 지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고추장을 담그기 위해 본가로 가 있었고요....

그리고서 저녁을 먹기 위해 본가에 갔습니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잠시 쉬는 동안 총각 때 사용했던 책장에 꽂힌 책 가운데 있는 일기장을 발견하였습니다. 1997년에서 1998년 사이에 썼던 일기장이더군요. 그때가 대학 4학년과 한국화장품(주) 신입사원 때였습니다.

1997년은 아르바이트도 취업을 위해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만 하였고 4학년 때 점수가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2학기 9월 달에 조기 취업이 되는 영광도 누렸고요. 한국화장품 공채 53기로 당당히 시작한 직장생활! 이때가 IMF가 막 시작되던 해였는데 정말로 하나님의 은혜로 상장기업에서부터 회사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일기장 가운데 무언가의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미래에 대해 늘 고민하며 기도하던 과거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순간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때는 정말 힘들었고 외로웠지.)

일기장 안에서 취업이 결정되기 전 하나님께 의지한다는 고백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난 하나님이 분명 내 갈 길을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남들과는 다르게 보낸 4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안되게 간절히 무릎 꿇는 청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30대 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시작한 직장 생활 속에는 늘 업무를 배우기 위해 고민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늘 찾는 대상이 있었는데 평생을 같이할 배우자를 위한 고민과 기도였습니다.

지금 내 옆에는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귀여운 하임이와 승주가 있습니다. 열일곱 번째 소개팅도 별 느낌 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와 내게 허락된 배우자는 누군인가 고민하며 슬퍼하는 일기를 읽을 때 하임이와 승주가 달려와 품에 안기며 같이 놀자고 야단을 떨 때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왔습니다. 과거 청년이었던 내 자신에게 염려마라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던 일들이 잘 되고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라는 감격이 느껴졌기에...

혼자 쓰는 일기라 배우자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많았더군요. 외로움과 그리움을 통해 배우자에 대한 기대가 참 컸었는데 그 기대 이상의 사랑하는 배우자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10년 전 일기장을 본 후, 아내가 더 사랑스러워졌습니다.

"10년 전 영일아!

네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배우자를 만나 현재의 나는 행복하단다.

그러니,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라! 미래의 영일아 아내를 사랑하며 평생 행복하게 살아라! "

잠시 읽었던 일기장에 비춰진 잊혀진 청년의 내모습을 보면서 오늘은 왠지 내 자신을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자식, 그리고 어머님, 장인어른, 형제들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통장에 마이너스 금액이 조금씩 늘어가면서 왜 이렇게 형편이 개선되지 않는가 고민했었는데 과거에 비해 지금의 삶은 무척 행복하고 풍요하다는 생각에 미래를 위해 더욱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크게 깨달은 부분 하나, 내 삶 가운데 깊이 관여하시고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습니다.

청년 때 고민했던 부분들은 이미 다 채워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제목들은 워낙 큰 것인데 이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훈련시켜주심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나는 매우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008년11월9일 주일 저녁에

하임맨!


2009/02/12 10:13 2009/02/1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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